침향이라는 이름의 의미
沈香 — 물에 잠긴 향. 이름이 가치의 기준이 되는 향나무 이야기.

침향(沈香)이라는 이름에는 작은 시험이 들어 있다. 한자를 그대로 풀면 "물에 잠긴 향"이다. 향나무의 가치를 가늠하는 가장 오래된 방법이 그 이름 안에 박혀 있는 셈이다.
물에 가라앉는 나무
대부분의 나무는 물에 뜬다. 침향나무도 어릴 때는 그렇다. 그러나 침향나무가 상처를 견디며 만들어낸 수지가 충분히 누적되면, 그 부분은 무거워진다. 일반 목재의 비중은 0.4-0.7 정도이지만, 좋은 침향은 비중이 1.0을 넘어선다. 물보다 무거운 나무. 그래서 가라앉는다.
옛 사람들은 이 사실을 이용해 침향의 등급을 가늠했다. 물에 던져 가라앉으면 수지 함량이 높은 진짜 침향, 떠오르면 함량이 낮은 것. 가장 좋은 등급은 침수향(沈水香) — 물에 잠기는 향. 그것이 줄여 침향이 되었다.
한 글자에 담긴 시간
沈(잠길 침)이라는 글자에는 무게가 들어 있다. 빠르게 만든 향은 가볍다. 시간이 충분히 들어간 향만이 무거워진다. 침향의 이름은 결국 "시간이 묵직하게 누적된 향"이라는 정의이기도 하다.
같은 글자를 한·중·일·베트남이 모두 사용한다. 동아시아 향문화에서 침향이 가진 위치를 보여주는 흔적이다. 베트남에서는 Trầm hương(쩜흐엉), 중국에서는 Chén xiāng(천샹), 일본에서는 Jinkō(진코). 발음은 다르지만 같은 글자, 같은 개념이다.
다른 이름들
서양에서는 침향을 agarwood라 부른다. 어원은 산스크리트어 agaru에서 왔고, 인도양 무역을 통해 유럽으로 전해졌다. 중동에서는 oud(عود) — 아랍어로 "막대기"라는 뜻에 가깝다. 침향을 작은 막대로 잘라 사용하는 관습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이름 하나에도 그 향이 어디서 왔는지가 새겨진다. 동아시아는 무게의 시험으로, 인도는 어원으로, 중동은 형태로. 같은 향을 두고 각자의 문화가 자기 언어로 바라본 흔적이다.
이름이 정의를 만든다
좋은 침향을 고르는 방법은 지금도 고대 동아시아의 시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손에 들었을 때 느껴지는 무게. 가능하면 물에 띄워보기. 가벼운 침향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지만, 무거운 침향이 더 깊은 향을 가진다는 사실은 시간이 만든 통계다.
이름이 가치의 기준을 담고 있다. 그러니 침향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사실 그 이름의 시간을 이야기하는 셈이다.